고구려인의 즐겨하던 운동과 사냥
고구려인은 기마민족적인 체질을 지니고 있었고, 나라의 지정학적인 위치로 말미암아 대소규모의 전쟁을 자주 치러야 했으므로 체육활동은 말타기와 활쏘기, 씨름과 수박 등 전투적이고 실용적인 종목을 위주로 이루어졌다. 덕흥리벽화분의 벽화에 보이는 마사희 등으로 닦은 말타기와 활쏘기의 기량은 대소규모의 사냥과 매년 음력 3월3일에 행해지는 낙랑언덕에서의 국가적 차원의 사냥대회를 통해 한 차원 높게 성숙되었다. 또한 일상적인 놀이의 일부로 여겨졌던 씨름과 수박(手撲)은 마을단위의 추수제나 연례적인 국중대회(國中大會) 등을 통해 기량이 겨뤄졌다. 무용총, 약수리벽화분, 통구12호분 등 많은 수의 벽화고분에 남아 있는 사냥도는 고구려에서의 말타기와 활쏘기, 이것이 어우러진 사냥이 희생제물이나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체력단련 및 군사훈련으로서의 성격도 지니고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. 고분벽화는 고구려인이 창을 위주로 한 도보사냥, 활에 의존하는 기마사냥, 매를 이용하는 매사냥 등 다양한 사냥방법을 통해 호랑이, 멧돼지, 사슴, 고라니, 평 등을 잡았으며, 짐승몰이에 몰이꾼 뿐 아니라 사냥개도 동원 하였음을 알게 한다. 고구려인이 즐겼던 씨름장면은 각저총 벽화에 잘 남아 있으며, 수박장면은 안악3호분과 무용총벽화에서 살펴 볼 수 있다.
원고 : 전호태(울산대학교 교수)